2011. 6. 30. 장마비
<6. 28. >
낮엔 장마비가 계속내리더니 오후엔 잠시 그쳤다.
저녁식사 후 오랜만에 호숫가로 운동을 가려고 차에 올랐다.
정문을 나서 200미터쯤 갔을 때, 커브 길 아스팔트 위에
커다란 낙옆같기도 하고 넓적한 돌덩이 처럼 보이는 게 있어 피해 갔다.
운동을 마치고 아홉시가 다 되어 숙소로 돌아오는 데
아까 돌덩이에서 100여미터 아래에 또 비슷한 것이 전조등에 스쳐 보였다.
불빛에 멈칫하는 움직임이 느껴져 제동을 걸었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가만히 응시하다가 내려서 확인한다.
흐미 그것은 다 자란 거북이가 틀림없다.
카메라를 가지고 나와 사진을 찍었다.
대체 이 동물이 어찌 이런 곳에 있단 말인가?
호수에서 나왔을까? 나왔다면 왜 도로를 돌아 다닐까?
혹시 산란기가 되어 모래밭을 찾아 헤매는 것일까?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면서...
그대로 두면 다른 차들에 치일 것 같은 걱정도 되었다.
아마도 저넘은 암컷일지도 모르겠다
산란장소를 첮으러 가면서 도로를 횡단하다가 경계석을 넘지 못하고
도로 경계석 사이를 계속 왔다리 갔다리 한 것 같다.
그 사이 비가 후두둑 쏟아지기 시작한다.
잡아다 오늘 밤을 지낸 후 내일 결정하자 하면서 설거지 가방을 뒤집어 씌우고 주어 담았다.
정문을 들어오면서 수위에게 물었다.
수위아저씨도 흠짓 놀라면서 거북이는 영물이라던데
좋은 일이 있으시려나 봅니다 그러신다.
웃으며 그럼 아저씨가 가지실래요? 하고 물었더니...손사레를 친다.
할수 없이 숙소로 가지고 들어왔다.
가만히 두면 머리와 네 발을 빼내고 통에서 기를쓰고 나오려 한다.
지켜보고 있으면, 머리만 삐끔빼고 조심스레 눈치를 살피는 듯하다.
자꾸 바라다 보니깐 약간 귀여운 면이 있는 녀석
혹시 배가 고프진 않을까싶어 냉장고에서 상추도 꺼내다 주고...
멸치도 꺼내다 줘 보지만 관심을 두진 않는다.
양동이 비슷한 비닐 통 속에 넣어
손잡이를 끈을 달아 의자에 메달아 놓고 딴 짓을 하는 사이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나서 가 보니
이 녀석이 어느결에 탈출해 방바닥을 기어 다니는 소리였다.
몸체에서 나오는 끈끈한 발자국을 바닥에 칠하고 다녔다.
흐미...다시 담아다 화장실로 대려갔다...
세면기에 넣고 사워기로 물을 뿌렸다...
목에 뿌려주면 싫은지 목을 쪽 집어 넣는다. ㅋㅋ
등을 수세미로 씻어주고...뒤집어 배도 씻어준다...
떼 구정물 같은 게 나온다.. 안나올 때까지 씻고 물을 뿌리고...
체중계에 가져가니 무게가 2.3Kg이 나온다...
등 껍질만 지름이 23센티 정도이고 머리와 꼬리를 빼면 30센트도 훨 넘겠다.
무게가 예상보다 가볍게 나타나는 것은
아마도 체중계가 가벼운데서는 확도가 떨어져서 일게다.
암튼 밤이 늦었는데도 거북과 씨름만을 할수 없고 잘 시간을 넘겼다.
아무래도 방에 두면, 계속 나와 다닐 것 같다.
결국 화장실을 독방처럼 사용하게 넣어 두고 잠을 청했다..
일어날 때마다 화장실을 열어 보았는데...
그때마다 움직였다. 아마도 빛이나 소리에 감은 하는 듯.
다음 날 알아 보니 외래종 거북이라하고
불교계에서 방생한 것인데...토종 야생어류에 해를 끼치는 수종이란다.
그래서 퇴치돼야하고 수입도 금지되었으며 방생도 불법이란다. 켁~~
그럼 우짜란 말이냐, 죽이란 말이냐 ?
살생은 더 나쁠 것 같은데...
할수 없이 있던 주변에...갔다 두되,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피해 호수가에 두고 지켜보았단다.
그랬더니 물이 한참 떨어졌는데도 그리고 기어가 잠수하더란다.
한 생명을 살렸으니 다행스럽기도하고....
그로인해 다른 생명이 죽을 수 있으니 염려스럽기도 하고..
그렇지만 다 큰 거북이는 수초들만 먹는다 하니 다행이다.
<며칠 후, 6월 30일>
출근할 때까지도 호수가 만수위가 아니었는데....
비가 계속내리더니 점심시간 때는 만 수위가 되었다.
계곡에서 내려오는 큰 물소리는 더욱 커져만 간다.
잠시 짬을 내어 물 구경이 하고 싶다.
돈 안드는 구경이 대표적으로 물구경, 불구경, 싸움구경이 있겠다.
그 중에서 물구경도 괜찮다.
물구경이래야 대표적인게 홍수다.
붉게 변한 황토물이 물결치면서 손살같이 내려가는 홍수.
그 홍수물위로 둥둥 떠 내려가는 옺갖 것들을 구경하던 기억이 난다.
쓰레기, 수박등 농작물 심지어 짐승까지...에고...
초등학교 때 마을과 학교사이엔 2키로 길엔 두개의 시내가 있었다.
그땐 큰 또랑과 작은또랑이라 불렀는데...
학교를 파하고 큰 또랑을 건너려면
특히 비온후엔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책보를 등에 부지끈 동여메고 물살이 약하고 얕은 곳을 택해
조심해 건너야 탈이 없는데...
자칫 신발이 벗껴지기 십상이다.
그 때 고무신 한짝을 떠 내려 보낸 친구가 있었는데...
누구였는지 생각이 안난다...
그 친구가 울면서 내신발~내신발 했었는데...ㅎ
. . . . . . .
도착한 곳은 저수지 댐 주차장
여수로에 물이 넘쳐흐른다.
어제만 해도 물빠진 흔적에 아직 많이 남아 있었는데...
밤사이, 그리고 오전내내 소나기가 많이도 내렸나 보다.
작년에도 만수위때 와 보았지만
물의 깊이 면에서도 지금이 훨씬 크다.
댐 관리인들이 걱정스러운지
모처럼 댐 수위를 조절하고 관찰을 하는 모습을 처음 본다.
담수량이 290만 톤이고
만수시 물의 표면적이 8만 5천평쯤 되겠다.
다른 쪽에도 한번 가보자
엊그제 본 폭포와 비슷한 분위기다...
예상보다 물이 맑다.
앞에 가는 커플. 저들도 물구경 왔나보다.
비는 소낙비에서 잠시 가늘어 졌지만...오락가락이다.
상에 피어나는 안개는 운치가 있다.
해갈이 되었으니 그만와도 좋으련만...
빗속에 큰 우산속에 둘이 걷는 것도 멋있다.
나는 그만 가야하는데...
더 가시려우? ㅎㅎ
빗방울이 굵어진다.
작은 우산이래서 바지단은 벌써 젖는다.
에그~ 잘 다녀가이소~~^^
아치교 아래 계곡에서 유입되는 물이 많다.
급류에 물방울도 많이 피어오르고...
꽃밭도 지나고
명아주 잎에 물망울이 맺혀있다.
호수 건너편의 또다른 구경꾼들
비는 더 내릴듯하다.
다시 댐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이 작은 댐이 방류를 해도 이렇게 웅장한데...
소양강 댐은 정말 장관이겠지...
다시 건너편을 조망하고
반대편으로 갔다.
그곳 밭엔 빗속에 농작물이 잘 자라고...
우중에 배고픈 나비가 꿀을 찾는다.
이렇게 한 주가 또 지난다.
^*^
빗속의 노래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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