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 ] 텃밭의 들깨 타작하다
< 2015. 10. 12.~ 10. 13. >
- 10. 12. 월요일 -
장농면허를 갖고 있는 아내가
면허증 갱신을 해야 한다며 면허시험장을 가자 했다.
아내는 나와 함께 다니면서
내가 피곤할 때 대신 운전해 주겠다는 핑계로 운전을 배우고
면허증을 땄다지만 2종보통(자동) 면허였다.
애초 우리집차가 승용차였을 때나 운전이 가능했을 터인데
당시 어쩌다 내 옆에서 운전을 하는데
참지 못할 정도로 내가 심하게 잔소리를 하더란다.
그후 아내는 존심 상한다는 사유로 운전을 하려들지 않았었다.
한편, 나중에는 승용차를 승합차(1종보통용)로 바꾸었는데
아내가 가진 2종 보통면허로는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아따끔 운전을 하고 싶어도
이미 할 수 없는 처지여서 안타까울 때가 있었나 보다.
그래서 면허증 갱신기회에 함께 가자 했을 듯했다.
아내도 면허취득후 오랜동안 경과하면
1종보통으로 승급시켜 준다는 말을 들었나 보다.
암튼 그날 면허증을 신분대신하여 자주 사용하는데
기존의 것은 사진이 잘못나왔다며 사진까지 찍어 준비하였고
갱신에 필요한 신체검사서와 신분증 등을 챙기더니
가까운 면허시험장에 가지 않겠냐는 거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우리마눌 이제야 철이 들었나 보다.
앞으로는 운전하는 아내 옆에 앉아 구경하면서 갈 수 있겠다 싶었다.
암튼 그날 서부면허시험장 민원부서에 번호표를 뽑고
긴 줄을 서 있을때
나는잠시 화장실에 갔고
그 곳에서 발견한 글들을 찍었다.
일곱가지 죄
내겐 의미가 있고 가슴에 와 닿는 글이기에....
소변기 위에 붙어 있는 짦은 글이지만...
폰카로 찍으면서 한번 보고 이렇게 글을 올리면서
다시 한 번 읽게 되므로
무딘 내 가슴이 조금이라도 변화하지 않을까
줄서서 기다렸더니 뭐를 써 오라해서
작성 중인 모습들이다.
그날 갱신된 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았으나
이전과 같은 2종보통 면허였다.
1종보통면허는 수동자동차로 발급받은 사람만
해당된다는 바람에 내꿈은 조각났다는...
암튼 실망스러워서 내가 다시 확인해 보니..
도로주행(연수) 시험을 마치면 1종으로 전환해 준다고 한다.
그런데...과연 옆지기가 도로연수를 받을까?
- 10. 13. 화요일 -
별장산으로 산책가는 길,
날씨가 맑은 가운데...감이 더 붉어 온다.
은행잎도 노랗게 물들고....
앞서가는 아낙의 옷도 노란 가을 들녘 빛이다.
예전에 시흥 5동 913의 6호 7호에서
세들어 살며 정들었던 여인들의 모임이 있다며 그곳엘 가잔다.
전통만두전골 전문점
목감동(물왕저수지 부근) 그 맛집은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번호표를 타고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는...
그 전날 방송에 이 식당이 소개됐단다. ㅜㅜ
커다란 우산 모양의 정자 아래에서 기다리면서
혹여 나중에라도 참고가 될까 싶어 지붕 구조를 찍어 두었다.
펼친 우산 속 모습과 같은 구조
식사후 텃밭으로 향했다.
며칠 전 마른 들깨를 방수포 위에 모아 타작준비를 해 놓았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아랫쪽이 젖어
썩지 않을까 걱정이 됐었는데 예상대로 물이 고여 있었고.
들깨들이 젖어 있었다. ㅜㅜ
낮은 쪽은 한결같이 물이 고여 있어서
들깨 다발은 다른 곳으로 옮겨 펼쳐야 했다.
물론 방수포 위에 떨어진 들깨들도 따로 모아서
허실을 없게 하느라 작업이 늦어 졌다는....
코스트코에 들러 더 구입한 방수포 덕분에
내일 잘하면 타작을 마칠수 있겠다.
- 10. 14. 수요일 -
텃밭의 아침은 안개가 가득하고
이슬이 많이 내렸다..
그렇지만 비닐하우스 안은 작업이 가능해서
나는 어제 못다한 어린 고추순들을 잘라내었다.
농막(컨테이너)에서 먹는 오랜만의 아침밥.
아내는 풋고추도 따고 수확한 고구마도 삶았다.
식사후에도 안개는 심했고 이슬까지 계속 내렸다 .
배추는 속 알을 채우기 시작 한것 같다.
타작하려고 펼처 말리던 방수포 위에
내린 이슬이 고여 있었는데 그 양이 대단했다.
예전에 야생에서 생존하는 법을 읽은 적 있는데
이슬을 모아 물을 얻는 방법이 나온다.
오늘 보니 실제 이슬을 모아도
의외로 많은 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슬이 많아 마를 때까진 아무 작업을 할 수 없다.
하여 빔프로젝터를 설치하고 TV를 봤다는...
아무래도 다음엔 기회를 봐서 천정에 고정시켜야 겠다.
쉬엄쉬엄 고추 순지르기 작업을 거의 마쳤다.
윗자란 끝부분 새싹은 거의 잘랐다.
아내의 간곡한 만류로 청양고추만은 모두 그냥두었다.
붉은 청양고추는 더 이상 필요가 없고
푸른 고추를 더 수확해서 나눔을 하려는 것 같다.
얼려 두면 겨우내 먹을 수 있단다.
정오가 다 되었는데도
안개와 이슬은 계속 되어 우린 기다려야만 했다.
안개는 오후 한시를 지나는 데도 계속됐다.
그래서 더 큰 고추가지까지 잘라내었다.
어차피 붉게 익지 못한채로 머지않아 기온이 내려갈 것이고
그때 얼고 말 것 같은 작은 사이즈이 열매는
따 내는 것이 나을 것 같은 생각에서다.
이제는 새롭게 피는 흰꽃은
이따끔식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희박해 젔다.
이제 익기만 하면 되는겨..
수확을 다 하지 못하고 남겨둔 고구마 밭,
고라니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그물에 거미집이 있었고
거기 이슬이 내려 물방울 들을 만들었는데...
어떤 집은 대궐처럼 크고
어떤 집은 작고 아담하게 지었다.
지난 번 수확때는 없었던 꿩새꺄의 흔적이 보였다.
다시는 안올 줄 알았던 녀석들이 또 왔었나 보다. ㅜㅜ
나머지 고구마까지 다 캐자는 아내를 설득해
남겨 두었는데 아내가 꿩새꺄 피해을 알면 핀잔을 줄거다. ㅜㅜ
그럼, 모르는게 약이 아닌가? ㅎ
방수포를 두개를 다시 깔고 타작을 시작했다.
아내는 컨테이너 앞쪽에서...
나는 비닐하우스 옆에서....
나는 커다란 나무 디딤판을 이용하고
아내는 함박을 뒤집어 사용한다는...
애호박 몇개를 따고
청양고추도 따서 담으면서 누구네 줄 것인지 정했을 거다.
토마토는 우리집으로 간다는....
예전에는 토마토를 끓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들깨 타작 후에 보니 각종 벌레들이 너무 많다.
깨를 온전히 골라내지 못한채 다음을 기약하며
햇빛에 건조 중이다.
타작을 마쳤으나
얼기미 채를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주말의 가족행사를 마치고
다음 주초가 돼야 처리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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