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주 ] 천년고찰 마곡사 단풍을 보고 왔어요
< 2017. 11. 3. 금요일 >
아내는 나와 함께 성상리에서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서 내려와 벌써 일주일을 지난다.
콩도 수확하고 고구마도 수확했으며
무성한 무우를 솎아내 김치를 담았는가 하면
무엇 보다도 이미 타작해 놓은 들깨와 참깨 그리고 겉보리를 꺼내
깨끗하게 선별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 아내가 저녁 모임이 약속돼 있어 나도 함께 귀경하기로 하면서
가을 단풍을 먼저 보고 가자며 이끈 곳은 공주 마곡사다.
사찰들의 단풍이 고운 편이지만 마곡사의 가을이 먼저 떠올랐다.
죽향골에서 가까운 유명 사찰이라면
서산 개심사와 예산 수덕사를 떠올릴 수 있겠는데
두 사찰은 20키로 남짓 정도에 불과해 30분이면 충분히 닿지만...
공주 마곡사는 그의 세 곱절이나 되서
거리 60키로 정도를 달려야 하고 한 시간 남짓이나 걸리지만
오늘은 단풍을 보기 위하여 머뭇거림 없이 먼 곳이 선택됐고
관람후 점심식사까지 하기로 한다.
죽향골을 떠나 금세 당진영덕선 고속도로에 접어들었고
잠시 속도를 내자 벌써 유구IC다.
구계삼거리를 지날 때까지 걸린시간은 출발후 40분 정도,
이제 20분가량 더 가면 되겠다.
마곡사 종무소에 단풍 절정기를 문의했을 때
답변하던 여인은 그냥 이번 주말이 좋다고만 하였다.
나는 그가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 날짜를 말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했는데.
도로변 단풍을 보니 우리가 조금 이르게 방문하는 것 같다.
찾는이가 많은 주말에는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20분 정도 걸어야 하는 마곡사,
아내에게 걷겠냐고 물었더니
귀경차량이 밀린텐테 차로 빨리 갈 수 있으면 좋겠단다.
그래서 차를 끌고 가는 중...^^
여행은 주중(평일)에 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천천히 걷는 것이 더 묘미가 있게 마련이다.
노란 은행잎이 딩구는 그 길을 꼭 걸어야 맛이더냐.
5분도 안돼 경내 입구에 주차를 하고서
막 걸어 들어가려는 때 주렁주렁 열린 감나무가 보였다.
태화산 마곡사(泰華山 麻谷寺),
공주 마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라고 하며,
현재 충남지역 70여 개 사찰을 관리하고 있단다.
전국에는 조계종 본사가 총 25개가 있다고 하며 그 중의 하나라는....
640년(신라 선덕여왕 9)에 중국 당나라에서 돌아온
자장 율사가 통도사·월정사와 함께 창건한 절로
여러 차례 화재가 있었으나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 지눌에 의해 중건되었다고 한다.(펌)
마곡사는 이번이 세번째 방문,
몇해전 가을 단풍에 취했던 경험이 있어 아내와 함께 찾았다.
옛날 절 부근에서 삼베를 만드는 재료인 삼을 재배하였을까.
궁금해서 검색해 보았더니 그것은 아니었다.
해탈문을 통해 마곡사 안으로 들어 간다.
사랑하는 마님 인증샷을 남깁시다.
그 때마다 옆지기의 반응은 '에이~ 뭐 하러'가 보편적인 표현이다.
사진 찍히는 것을 별로 좋아라 하지 않는다는...
물론 나는 그보다 더 하지만...ㅎ
죽향골 옹벽(돌담)을 저렇게 쌓았으면 좋으련만...
부르는 게 값이라니...
돈이 업청 많이 든다고 해서리 주저없이 포기했잖아~
우리집이 절집같은 문화재도 아니고,~
멋진 단풍 보는 것으로 만족햐~
마곡사의 단풍은 명부전 앞이 가장 나은 것 같어~.
여기 오길 잘했지? 그러네, ^^
저번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서 하늘을 보면 사계절이 다 존재하는 것 같아~,
연록에서부터 초록 그리고 진홍빛
그리고 낙엽져 앙상한 가지만 있기도 하고 말여~
여기는 아직도 아직도 짙푸른 여름이잖아~
활활 타오르는 듯한 진홍빛 마곡사
단풍의 절정은 아직 며칠 남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저 아름답기만 하지 않던가.
담너머 보이는 건물은 천왕문 뒷편이지 싶다.
대웅전으로 가는 극락교 다릿쪽 방향
극락교를 건너자 우측에는 산듯하게 단청된 범종루가 보인다.
법종루는 근래 세워진 것으로 보였는지
아내는 앞쪽의 고풍스럽고 위풍당당한
대광보전에 이끌렸는지 그리로 향하고 있다.
대광보전은 단청이 오래돼 얼핏 품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곡사의 중추건물로 매우 웅장한 모습이다.
그 앞쪽의 마곡사 5층석탑은 고려시대의 작품이라고 하며
탑 꼭대기가 원나라의 영향을 받은 것이란다.
지난번 부여 여행때 탑에 대해 공부를 했는데..
탑은 일종의 무덤이며 중국은 탑을 주로 흙으로 만들었고
일본은 나무로 만들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돌을 깎아 만들었기에 우리탑은 수명이 길고
품위까지 있다고 배웠다.
단청을 칠한다는 것은 보호가 될 수 있으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훼손시키는 것일 수도 있겠다.
대광보전 윗쪽에 있는 대웅보전이 있으며
그 중앙에 석가모니불이 모셔져 있고
그 양편에는 아미타불과 약사불이 모셔져 있다고 한다.
한편, 좌측에 정면으로 보이는 절집은
백범 김구 선생이 잠시 수도하던 곳이기도 해서
마곡사는 김구 선생과
인연이 있는 사찰이라 하겠으며 그러 뜻에서
백범 명상길이라 이름 붙혀진 길도 있었다.
그 길을 잠시 걷기로 했다.
뭐 앞 사람들이 가는 길이 그 길이었다.
그 길 옆으로 냇물이 흐른다.
가랑잎들과 흘러 내리는 물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백범 명상길을 걷고 있다.
얼마나 먼 길인지 모르지만
냇물에 놓인 다리를 건너 저편 길로 돌아나올 참이다.
충남에서 권위가 있는 절 답게 근처에는 많은 암자를 두고 있어서
이를 가르키는 안내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안내도에 조차 마곡사는 봄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데.
봄이라 하면 5월을 말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새싹이 움트기 전인 3월에 첫 방문을 시작으로
가을에 다녀 간 이래 이번에도 다시 단풍철에 왔다.
돌아오는 봄에는 안내문이 소개하는 명상길을
마음 먹고 다녀 봤으면 좋겠다.
극락교 위 난간의 색색의 연등이
냇물에 반영돼 물 속에도 다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지런하고 길게 쌓은 3(4?)층 옹벽이 신비롭다.
제법 오래된 것 같은데 잘 버티는 것을 보면
계곡이 깊지 않아 수량이 많지 않은 덕분 일 것 같다.
하늘에 가랑잎이 날아 다니고
오색등이 어둠속에 빛나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다시 명부전 앞에 멈춰서 단풍을 다시 보고
단풍에 취한 여행인들의 모습을 흠미롭게 본다.
옆지기가 뒤따라 가는 나를 두고 빠르게 앞선다.
알고 보니 화장실을 찾더라는....
함께 화장실을 나오니 구절초차 시음장,
차향 보다 물에 띠운 네 송이 구절초 꽃이 더 좋았다는...
기왓장을 황토로 켜켜이 쌓은 저 담장이
나는 너무도 보기 좋다.
그래서인지 저런 형식의 사찰의 담을 자주 찍는 것 같다.
흩날리는 은행잎을 보니 삼청동 은행나무길을 생각나게 한다.
주차장까지의 거리 50미터
길 우측에 야생화인 듯한 보랏빛 꽃이 유혹한다.
방금전 시음장의 화차 재료 종류인 구절초
하얀색 꽃과 연보라 색이 어울려 있다.
차에 탑승해 입구 식당촌으로 향한다.
감나무를 지나자 온전히 보이는 운행나무 단풍이 곱다.
삼삼오오 절에 들어 오는 사람 아니 절을 떠나는 사람들
그렇게 마곡사의 가을은 깊어만 간다.
아마도 돌아오는 주말에까지 단풍은 장관이지 싶다.
아까 명부전 앞의 초록은 더 지나야 붉게 물 들테니까.
식당촌에 이르렀을 때 한무리의 아가씨들이 지난다.
그들에게 맛을 염탐하자 한 아가씨가 나서며 저기에 있는
바람처럼구름처럼 식당을 가르켰고,
우린 단체 예약하고 먹었는데요 다 맛있었어요.그랬다.
당연히 우리도 그곳에 들어갔고,
산채더적정식을 주문했으며 맛있게 먹은뒤 귀경길에 올랐다.
유구IC로 다시 안내할 줄 알았으나
평택~화성고속도로를 거쳐 가는 코스로 안내를 하였다.
그렇게 마곡사의 단풍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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