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당진 ] 몽산 죽향골 고사리

재넘어아재 2016. 3. 28. 16:50




죽향골에 고사리를 심다

< 2016. 3. 25. >


죽향골에서 10여키로 떨어진 문봉리

그곳에 사는 조 사장님을 만난 것은 작년 여름 우리 텃밭에서다.


텃밭 비닐하우스에서 직선거리 200미터 거리엔

서울서 교직생활을 하다 은퇴한 후 귀촌하신 가정을 방문한 조사장님,


그 먼발치에서 우리 비닐하우스와 농막(컨테이너)을 발견했고

궁금한 나머지 그 집 사모님과 우리를 방문 했던 것.


그때 우리 밭을 찬찬히 뜯어 본 조 사장님,

그의 일성이 "이밭 고사리가 참 자라겠네요." 였다.

▲ 작년 가을 무서리가 내린 우리 밭,

마을의 분이 재배하는 야콘 잎이 갈색으로 변했다.


사실 이땅은 내가 구입하기 훨씬 전부터

마을 분이 경작을 하셨다는데 3년전 구입후 작년까지 경작하셨다.


한편 나는 주인으로서 경작자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너른 땅을 무상으로 경작하면서도 아무런 대가가 없는 면도 있으나


경작후에는 다음 해의 작물 생장을 위해

밭을 갈아 원상태로 잘 정리하는 것이 기본일텐데 그러지 못하다는 것,

▲ 빌린 트렉터로 고사리 심을 밭을 로타리치는 광경


특히나 수확후 생긴 폐비닐 등을 그대로 방치하여

밭둑이나 수로에 흙과 뒤섞여 있고 나무에도 비닐조각이 걸려 있을 정도이며

흙에서 나온 커다란 돌 등 지장물 역시 치우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 고사리 심을 밭과 비닐이 감겨 보기 흉한 감나무


그렇다고 경작자에게 내색하는 것은

분란을 조장하는 것이겠기에 마음 속으로 삭혀야만 했다.


하여, 우리가 힘은 들겠으나 직접 경작하는 것을

결심하기에 이르러 과수 등을 검토하였다.



그러나, 전문 농경인이 아닌 우리는 역부족이고

그럴 마음도 몸도 아니다.


그러한 상태에서 조사장님으로부터 고사리 재배에 대해 듣게 되었고

그들의 재배지까지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 땅이 굳어 세번에 걸쳐 트렉터 작업을 했단다.


문외한인 우리가 고사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를 든다면

고사리는 일반적인 농작물과 다르게 별로 손이 가지않는 작물이어서

힘이 적게 들고 재배가 쉽다는 것,


예컨데 한번 심어 놓으면 오랫동안 수확을 할 수 있는가 하면

병충해가 없어 농약을 살포할 필요가 없단다.


뿐만아니라 작년에 안 것이지만 고라니나 꿩 같은 짐승들이

거들떠 보지 않는 것이 고사리란다.



이유는 고사리는 생으로 먹으면 해로운 독초라는 것

그런데도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었던 것은 인간에 이롭기 때문인데...


그처럼 식용을 하려면 생 고사리를 삶아 건조시켜 보관하며

물에 불려 독성을 우려 낸 다음 식용해야 한단다.

▲ 마사토가 푸실푸실하게 변한 광경


그러나 살아있는 고사리는 독성이 있어 산짐승과 벌레가 먹지않고

병충해가 없으므로 재배엔 아주 유리하다는 것....


암튼 우리부부가 천여 평 쯤의 고사리를 재배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고

몇개월 동안의 바쁜 수확기에도 충분히 수확할 수 있단다.


혹여 수확치 못하더라도 그 잎들은 썩어

다음 해에 필요한 거름이 될 터이므로 아까와 할 필요가 없고,


그 것이 아까우면 친지 등 지인을 불러

나눔을 해도 지금처럼 남이 경작하게 하는 것보다

더 나을 듯한 생각도 들었다.

▲ 애초 계분을 뿌리고 밭을 갈 예정이었으나

계분의 숙성이 덜된 관계로 계분은 가을에 뿌리기로 하였고,

대신 복합비료를 분사기로 뿌려주고 있다.


한편, 조 사장네가 우리에게 고사리 재배를 권유한 것은

그 댁에서 재배하고 있는 고사리의 뿌리는 매년 계속 뻗어나는 것으로


일정한 면적에 뿌리가 포화하면 고사리의 품질이 나빠지므로

주기적으로 뿌리를 제거해 줘야 하는데


그 뿌리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고사리 재배용 종근(씨앗)으로

판매하여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것은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다.

▲ 조사장네 밭에서 굴삭기로 종근을 채취하는 광경


좋은 품질의 고사리를 수확하려면 물빠짐이 좋고

햇빛이 잘 들어야 하며 종근 역시 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단다.


보통 사람들은 자연산 고사리가 품질이 좋고 맛있다고 알지만

실상 밭에서 재배한 고사리가 훨씬 실하고 맛있으며


농약을 치지않아 친환경으로 재배되는 이유 등으로

재배한 고사리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란다.

▲ 채취된 종근은 마애에 넣어진뒤 죽향골로 이동해 하역된다.


그러나 처음 심을 뗀 비교적 까다롭고 힘들며

초기비용 투자가 따른 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특히나 조사장님은 지역에서 처음 그리고 단독으로

고사리를 재배하다 보니 여러가지 제약(아쉬움)이 따르더란다.


가능한 그런 제약을 줄이려면 재배자끼리 힘을 모아

조합처럼 공동으로 뜻을 같이해야 한다는 그의 목적이 엿보였고


또한 그 반면에 귀촌하는 우리를 도우려는

조 사장님 부부의 따스한 마음이 우리를 움직인 면도 있었다.

▲ 일부 종근은 계분을 쌓아진 곳에도 내려지고....


우리가 귀촌을 작정하고 차근차근 실행 중에 있으나

사실 마음만 급할 뿐 여러가지 부족하고 서투른 것 투성이여서

그들께 많은 것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하역된 종근은 밭 중간중간으로 이동돼 놓여진다.


고사리를 재배하려면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말은 간단한 것 같지만 실상 하려들면

농기계와 인력의 확보 등 여러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 마대에서 꺼내진 종근을 골에 골고루 펼쳐 줘야 한다.


하여 우리가 재배를 멈칫거리는 요인이었는데

그런 사실을 간파한 그들은 경험 없는 우리에게 고사리를 심는 것부터

수확 때까지의 모든 것을 도와 주기로 했다.



암튼, 작년 가을에 심으려 계획했으나 여의치 않았고

올 봄에 심으려고 작년 말부터 준비를 하였다.


천여평의 밭에 고사리를 심고 덮어 줄 볏짚과 거름(계분)값으로

120만 원을 작년말 입금시켜 드렸다.


고사리를 심은후 짚으로 덮는 이유는 추위로부터 보호하는 것과

햇빛을 차단해 잡초씨앗이 발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며

썩은 뒤에는 훌륭한 거름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 인력에 따라서 놓는 양이 다르므로 주의해야 할 듯


조사장네가 올 봄, 우리몫 계분 400포를 구입하려고

업체에 신청을 했더니 작년에 비해 값이 올랐다며 비용이 부족하다며 연락을 해왔다.


하여 부족분 526,500원을 추가로 보내 드리면서

계분이 도착하면 밭 한 구석에 쌓아줄 것을 부탁했다.



더불어 당초 1평 심는데 종근 1Kg(3천원)이 소요되므로

천평이면 1톤에 300만 원으로 계산되지만...


수확시기를 단축하는 것을 감안하여

2톤가량 심으려면 비용이 그만큼 더 든다고 연락해 왔다.

▲ 종근이 마르기 전에 정성스레 묻어 줘야 한다는...


그래도 인터넷상에 형성된 고사리 가격을 보면

조사장 님이 말하는 가격이 실상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애초 평당1키로만 심으면 된다던 것에서

곱절인 2키로씩을 심는다는 것은 비용적인 측면에서 멈칫거리게 했다.



결국 절충하여 1.5톤 만큼 심기로 하고

3월 중순엔 종근 값과 나무 베는 품삯으로 550만 원을 입금해 드렸다.


그 때까지만 해도 나는 입금시킨 금액이

인건비 등을 다 포함하는 가격이라고 여겼기에 나름 만족하였다.



그후, 고사리 심는 일정이 잡혔다고 연락이 왔지만..

우리 애마가 정비공장에 입원해 있기에 가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고맙게도 조사장님께서 주요 과정들을 일일이

촬영해 휴대폰으로 전송해 주셨기에 사진들을 올릴수 있게 됐다.



경작자가 밭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땅이 굳어 있어서

트렉터로 세번이나 갈아야 해서 일이 더디단다.



이처럼 땅이 굳어 있는 것은

작년에 야콘을 재배한 경작자가 수확시기를 놓쳤기 때문인데...

이는 늦가을 비가 자주 내린 탓이기도 하다.


제대로 배수로를 두지 않아 밭은 물에 젖은 상태가 되었고

야콘 수확후엔 겨울이 닥쳐 땅이 굳었나 보다.



사실 나는 작년에 경작자에게

고사리를 심겠다는 계획을 미리 전달하면서


야콘 수확후 비닐 등을 제거하고 트렉터로 갈아 줄 것을 부탁하였고,

경작자는 쾌히 그러겠다고 하였다.



나는 그런 사실을 조사장네에 전달하면서

고사리를 심을 때 야콘 경작자의 도움을 받아 비닐을 제거하고

밭을 갈아 달라고 하면 그리해 줄 것이라 했던 것,



그러나 우리를 대신하여 고사리를 심을 조사장네가

정작 야콘 경작자에게 비닐 제거와 밭을 갈아 주십사고 요구했을 땐


경작자 왈 자기는 그런 일을 할 수 없고

일해 줄수 있는 사람소개는 해 줄수 있다고 경작자가 대꾸 하더란다.



별수 없이 조사장은 트렉터를 가진 다른 분에게 부탁을 하여

밭을 갈고 있는 장면이라며 사진을 전송해 왔다.



그런 사진과 나중에 내가 찍은 사진을 합해서

이렇게 정리를 하고 있지만 사진과 설명이 맞지 않는 점이 있다.



비가 내린다음 약간 촉촉한 상태가 가신다음

흙이 푸실푸실해 지도록 해야 고사리가 잘 자란다며

그런 때를 택해 로타리를 친단다.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 농기계(포크레인과 트렉터)를 투입해야 하며

기계를 소유한 사람과 일정을 맞춰 계약하여야 한단다.


인력 또한 업체와 계약하는데...

일 할때는 일꾼들을 일일이 보면서 지시하고 요구해야

일을 제대로 마칠 수 있단다.


인력들은 전문가가 아니며 주인의식이 없어서

순진하게 알아서 제몫을 해주 길 바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란다.

너무 믿으면 인건비만 낭비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


암튼 예상에 비해 짚이 모자라 미곡처리업자를 방문해

왕겨 업자를 소개밭아 2톤을 밭으로 배달(운임포함 20만원)을 받은 다음에야

무사히 고사리 식재작업을 얼추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상에 비해 인력이 더 소요 되었고

추가 구입한 농기구 및 모자란 볏짚과 기타 것을 포함되며

더불어 추가 비용이 들어 갈 것인데...


구입한 계분을 추비로 뿌려주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하여, 당초 제시된 비용을 훨씬 초과할 듯 한데...


아무래도 고사리 식재에 필요한 예산은 평당 1만원 내외로

당초 예상했던 예산을 훨씬 초과한 것이다. ㅜㅜ


그러나 조 사장님이 열정적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고사리를 무사히 심을 수 있게 된 것 같아 너무 고맙다는....




윗밭에선 야콘 경작자가 삼채를 수확하고 있었다.




삼채 향기는 달레와 비슷한 것 같았다.

잡초를 제거하지 못해 수확량이 매우 적은 것 같다.




경작자의 농사용 전동리어카 값은 280만원이란다.



내년쯤엔 우리도 필요할지 모르겠다.




아직 밭을 노타리 치진 않은 상태이고

제거한 잡초 가지가 밭둑에서 치워지지 않은 상태다.


도의 적으로 원상 회복을 해 주는 것이 당연할텐데...

밭둑의 나뭇가지를 치워 줄런지 모르겠다.


아내는 고사리를 심은 야콘밭의 사례를 보아선

그들이 자진해서 원상회복을 해주지 않고 방치할 것 같단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우리가 귀촌할 죽향골의

시골 인심에 상처 받을 것 같네...



그 주위엔 큰개불알꽃(봄까치꽃)이 피어 있었고



냉이도 벌써 꽃을 피우고 있었다.



고사리가 잘 자라줬으면 좋겠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