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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천 ] 시흥계곡의 푸른잔디

재넘어아재 2015. 11. 16. 06:18



 


풀냄새 피어나는 잔디에 누워

< 2015. 11. 10. ~11. 16. >

  

 

- 11. 10. 화요일 -


옆지기와 현대시장으로 산보를 갔습니다.

저녁 짓는 것이 귀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얼핏 들어

메밀수제비 얘기를 꺼낸거지요.


옆지기는 딸아이가 작년에 산 장갑을 잃었다는 얘기를 기억하면서

가는 김에 장갑가게에도 들려오자고 제안하였고,

나는 당연히 그러자고 했습니다.


내심은 지금쯤 알배기 도루묵 생물이 나왔을 것 같기도해서

한무더기 사서 냉동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말 동해안 여행 중에 어시장에서 구입한 도루묵 알배기를

싸게 산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우리동네 전통시장인 현대시장이 더 싸더라구요.

그래서 산지가 더 비싸다고 하나봅니다.


물론, 주요타킷은 메밀 수제비지요.

한그릇에 3천원씩 저렴하게 오늘 저녁식사를 해결했네요.





거기다 생물 도루묵과 백조기까지 들고 시장을 거닐는데

시장 아저씨가 아내에게 소리치며 인사를 하데요.


약간 낯이 익은 부부다 싶었지만..나는 누군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우리 아랫층 주민이었다는...


반갑다며 따끈한 두부 두모를 선뜻 싸주더랍니다.

예전에 현대시장에서 가게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두부가게를 하는 줄 첨 알았다네요.


- 11. 11. 수요일 -


지난 주말엔 상당한 양의 비가 내렸지요.

아침산책을 하면서 이 계절 가을을 느껴 봅니다.

때를 잊고 피어난 봄꽃과 단풍 낙엽,



어느새 만추인 것 같습니다.

재작년에 다녀온 공주 마곡사를 다녀오고 싶은데...

이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그래도 이처럼 고운 단풍이 마을에 지천이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요. ㅎ



비 온 뒤 색상이 더 고와 진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운동장을 돌고 난후 별장산 입구쪽을 거치는데...

누가 토끼를 풀어 놓은 것 같습니다.


우리 작은아이 중학생 때 애완 동물을 무척 키우고 싶었나 봅니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햄스타를 구해서


자기방에 상자를 감춰놓고 한동안 키웠는데...

야행성인 햄스터가 잠자던 아이를 무는 바람에 들통이 났던 기억입니다.


뿐만아니라 깨끗하게 돌 볼 때면 모르지만...

한동안 방치하면 배설물 냄새가 얼마나 고약하던지요.


결국 아이는 두 손을 들었고

햄스터는 자연스럽게 친구네로 보내 졌던 기억입니다.


암튼 토끼가 풀먹는 모습을 보면 찹 귀엽지요

배설물 냄새는 정말 고약하지만.... ㅎ



참나무 숲을 지납니다.



비들기 무리가 아침식사를 하는 걸까요.

요즘 푸대접 받는 동물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예전엔 공원 매점에서 모이를 팔았고

아이들과 뿌려주는 낭만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것도 없어진지 오랩니다.


시끄럽고 배설물이 해롭다기에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는 것 같더군요.



벌써 계곡 입구입니다.




입구를 나서 집으로 가는 길

계곡과 주택들의 경계 길을 가면서 텃밭들을 봅니다.



대봉감이 많이 열린 감나무집 앞

주인 인듯 한 아짐이 파자마 차림으로 밖으로 나와

감나무를 올려 보다 거닐고 있습니다.




우리집 옆 골목을 지납니다.

국화와 천사의 나팔 꽃이 활짝 피었네요. ㅎ




식사후엔 당진 텃밭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주에 내린 비로 인해 별 일이 없는지 궁금했고


매화나무 상처 부분을 끌로 파내서

치료약을 도포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했지요.




쉽게 끝날 줄 알았던 끌 작업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피해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니었고


더구나 손이 자라지 않는 높은 곳까지 분포해서

큰 사다리를 놓고 작업을 해야 해서 두군데 끌작업만 했네요.


다른 일을 하느라 시간도 부족해

아무래도 다음 일로 남겨 두어야 했습니다.

 




귀가를 하니 아내는 찐빵을 쪄 주네요.

알고보니 초딩 친구들이 귀향하면서 사서 보냈나 봅니다.



- 11. 13. 금요일 -


아침 산책 가는 길

그런데 날씨가 점차 흐려서 빗방울이 들기 시작하네요.


우산을 쓰고 지나는 아낙의 우산이 멋집니다.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정겨울 듯...



운동장을 몇바퀴 도는 사이

빗방울은 그치지 않고 여전히 떨어집니다.



더 많이 오기 전에 사진 몇 장 더 찍어야죠.

단풍은 지금이 절정기 같습니다.



바람이 심해 지고 낙엽들이 공중을 날아 다녀요.



주로 산에서 날아 온 참나무 잎이더군요.



머지않아 저 잔디위로 흰 눈이 쌓이겠지요.

또한 다시 눈이 녹고 파란 잔디가 피어 날 겁니다.




올핸 손주들만 잔디에서 놀게 했지만

내년에 저 아이들과 함께 새 잔디에 누워 봐야겠습니다.


한 스므날 쯤 지난 것 같습니다.

옆지기가 대방동성당에서 교육을 받고 오더니


지금 듣는 동요가 기억나는지 묻더군요.

강사 신부님이 그러는데 그 신부님은 매일 아침 깨어나면

이 노래를 몇번씩 따라 부른다고...


그러면 하루 종일 즐겁게 지낼수 있다며...

교육생 가족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검색했고 이렇게 소개 합니다.


푸른잔디 / 풀냄새피어나는 [유호 작사, 한용희 작곡]


http://cafe.daum.net/KCGDY

 

[앨범 : 김치경 동요 1집]에서 구했습니다.


풀 냄새 피어나는 잔디에 누워
새파란 하늘가 흰구름을 보면
가슴이 저절로 부풀어 올라
즐거워 즐거워 노래 불러요


우리들 노랫소리 하늘에 퍼져

흰구름 두둥실 흘러 가며는

모두다 일어나 손을 흔들며

즐거워 즐거워 노래불러요 (펌 )





다시한 번 운동장의 단풍을 보고





 

집으로 가는 길

길가 꽃밭의 미니 나팔꽃을 봅니다.


대견 하다고 해야 할까?

솔직히 애처롭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잎은 다 얼어 흔적이 사라져 버렸는데도

꽃을 피웠으니 말입니다.



뭐 옆에 있는 남천은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식물이고....



우산까지 쓰고 운동하는 모습을 뒤돌아 봅니다.

 


 

은행잎과 벚나무 낙엽...




노란 국화꽃을 보머



무지개 색깔 우산을 보며 집에 왔습니다.

폰카의 단점은 응답이 늦고 촛점 잡기가 어렵다는.....



- 11. 14. 토요일 -


옆지기와 친하게 지내는 마을 지인의 손자가 있는데

야간에 보채는 습관과 피붓병을 마을 병원에선 도통 잘 낫지않았으나


함소아한방병원에 다니면서 치료됐다는 얘길 듣고서

서율이와 재율이를 그 병원에 대리고 가고 싶었나 봅니다.


마침 금요일 밤에 맞겨진 아이들,

오늘은 그 아이들과 함께 함소아과를 찾았습니다.


체인점 처럼 운영된다는 그 병원들... 검색해 보니

광명시 철산동에 있는 것이 우리집에서 가장 가깝더군요.


밤새 콜록이는 녀석들이 보기 안쓰러워

예약이 꽉차서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그 병원이라 해도

녀석들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옆지기는 우리가 계산해 줘야 겠다길래

나는 그러자며 신용카드를 챙기고 건내 주었습니다.


병원 지하주차장의 층고가 낮아 들어가지 못하고

아이들과 엄마 그리고 옆지기를 내려 주었네요.


나는 차를끌고 근처 공영주차장에 간신히 주차를 했지만...

노란 단풍이 보여 다행스러워 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처음 본 은행잎은

제눈엔 참 신비스러웠습니다.


실젠 못보다가 읍내 중학교에 진학해서 겨울 볼 정도였는데...

요즘은 참 흔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병원은 6층에 있네요.



여느 소아과 의원을 생각 했었는데...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규모에 시설이 좋았고 직원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틈새 의료시장을 개척해 성공한 경우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 저것 부모를 비롯한 아이의 환경과 식습관이나 버릇 등

상세한 것들을 설문지를 통해 적고


엄마와 직원이 1 : 1로 다양한 상담을 하더군요.

친절한 안내와 정성어린 치료...


장래 성년을 될 때까지 성장할 수 있는 예상 키를 제공받았고

가려야 할 음식을 조언 받았다는데...

결정적으로 한약 조제비가 만만치 않았다네요.



병원비를 계산하려는데 아이가 만류하는 바람에

계산을 도저히 할수 없었다고 아내는 얘기 했습니다.


다음번엔 꼭 계산하겠다며 마음을 먹고는

웬지 미안해서 사위를 불러 점심을 먹어야 겠다네요.

하여 물왕리 만두전골집을 가잡디다.


어른들은 얼큰 만두전골을 주문하고

아이들은 돈까스...그리고 만두 닭강정은 맛보기로 주문했네요.



벌써 샤부샤브는 끓기 시작했고

아이들 몫인 돈까스는 아이들 엄마가 자르고 있는 중입니다.



잠시후 투입될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그리고 칼국수는 대기중....



오랜만의 포만감에 행복해 하면서

계산을 하던 중에 얘기하는 사무장(지배인?) 아씨 옆을 보니

아줌씨 다섯들이 만두를 빚고 있었습니다.


사진 찍어도 되죠? 하면서 동시에 찰칵하였는데...

안흥찐빵 사려고 줄서서 기다리며 보던 모습과 비슷하대요.


저렇게 연신 만들어도 어느 때는 재료가 떨어져

한참동안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네요.



- 11. 15. 일요일 -


이상하리 만큼 비가 며칠동안 내립니다.

그리고 보통 비내린 다음 날은 온도가 내려가는 것이 보통인데...


요 근래는 이상하게도 따뜻합니다.

그래서 기상청이 김장 최적기를 11월 말이라고

발표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열흘 전엔 금방 나뭇가지들만 앙상할 것 같은 날씨를 보이더니..

벚나무 단풍조차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 같네요.




그러고 보니 달력을 보면 초겨울일 것 같은데...

노란 은행잎을 보면 분명히 가을입니다.




- 11. 16. 월요일 -


며칠동안 흐린날씨가 지속됩니다.

옆지기는 수확하지 못한 서리태에 싹이날까 걱정이네요.

 

 

오늘 아침도 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아침산책을 나섰고

집으로 돌아올 무렵 낙엽을 봅니다.



낙엽들을 보며 낙화는 꽃이 아니더냐?란 귀절이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인지 볼 품 없이 보이던 단풍잎이

소중해 보이기 시작하대요.



나무에 메달린 저 멋진 단풍들이 귀한 것이지만...



아래에 떨어저져 있는 단풍잎들은

분해되어 거름이돼 다시 나무들의 새 잎으로 태어나지 않을까요




잠시 비취던 햇볕처럼, 잎을 살랑이며 지나간 바람처럼,

다시 돌아올 수는 없지만...




또다른 방문자 처럼 계절로 다시 찾아오잖아요.

떠나 가고 다시 찾아 오고 그것이 세상의 이치같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꼭 구분지을 필요가 없는 것이 있는데...

계절도 그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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