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안 ] 눈 쌓인 안면암
안면암에서 천수만을 보다
< 2013. 1. 5. ~ 1. 6.>
홍성 남당리 하나네를 거쳐 태안 안면도에 진입하였고
이정표에 표시된 안면암으로 들어가는 중이다.
그야말로 반들반들한 눈길 이어서
옆지기는 괜찮겠느냐며 겁 먹은 표정을 지었다.
꼬불꼬불한 산 길과
약간의 경사가 있었지만 별 문제가 없이 도착
좌측엔 꽃피는절, 우측은 안면암이라한다.
우측 길을 끝 부근에 자리를 잡은 후 한 컷(후레시 사용)
조명 없이 한 컷,
전면 어두운 곳이 바닷 쪽(천수만 방향)
화장실 건물 나트륨 조명 덕분에
어둠이 덜하고 안정감을 주는 곳이었다.
미리 검색 해 본 절의 모습은 고풍스럽고
근사해 보였었다.
꽤 커다란 절이라 느꼈는데
조명등이 꺼져서 일까 무척 을씨년스러웠다.
차량 뒷편엔 불상과
건축 중인듯 한 탑이 보였다.
예상보다 덜 추웠지만
발전기를 가동시키고 전기담요를 켰다.
잠자리가 달궈질 동안
차 안에서 내딸 서영이를 시청하고서
밖으로 나와 하늘을 본다.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내일 일출을 맞긴 틀린듯..ㅜㅜ
새벽 4시쯤 방광을 비우려 나섰을 때도
하늘에 희미한 반달만 보일 뿐 별은 보이지 않는다.
일기예보엔 맑겠다고 한것 같았는데...ㅜㅜ
잠을 더 자려 했지만
잠시후 목탁소리와 예불소리가 났다.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변화하여
밖을 내다 보았더니
스님이 절 건물 2층인지 3층 난간을 돌면서
예불을 드리고 있었다.
발전기에 연료를 보충하면서
엔진오일을 갈 때가 됐음을 깨달았다.
다시 누웠지만 정신이 더 또렸한 가운데..
라디오를 들으면서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
생각 끝에 산보를 가기로 결정...ㅎ
저기 보이는 섬에 갔다 오려한다.
안면암은 신식 건물에
흔하지 아니한 돌 조각상들이 세워져 있는 게
특징이 아닐까 싶다.
바닷가로 가려면
좌측으로 내려 가야 하는 듯...
새벽녘에
예불소리가 들리던 건물이다.
보통 절 같으면 대웅전이란 표기가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2층인지 3층은 점등돼 있었다.
의외로 방금 전까지 없었던
태양이 마중을 나왔다.
경사로가 미끄러워서 조심스럽다.
구름 위로 태양이 갑자기 떠오른 듯
밀물 때 저기 보이는 섬과
연결할 수 있는 부교,
기증자님 덕분으로
저 섬에 갈 수 있어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
보통 절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게 많은
안면암이란 생각이 든다.
저 섬들은 무인도 인듯
안면암을 뒤돌아 보니
운남성 샹그릴라 가는 길의 송찬림사가 떠 올랐다.
바닷물까지 얼어 붙은 강추위
태양은 점차 높이 떠오른다.
아직 섬까지는 한참 더 가야 한다.
기왕에 갈 바엔
더 먼 좌측 섬으로 가기로...
뒤돌아 안면암을 넓게 보고..
다시 섬을 향한다.
뻘 또는 자갈 밭처럼 보이는 이 곳은
눈으로 덮여 있는 상태이다.
좌측섬으로 방향을 틀었다.
밀물이 들어오더라도 괜찮겠지...
아마 눈이 그대로 인것을 보면
만조 때에도 땅이 드러나는 듯하여 안심이다.
왼쪽으로 가면서 본 오른 쪽 섬 방향
해가 많이 떠 올랐다.
논이나 강의 물이 얼듯이
야트막한 바닷물은 얼어 있었고 흘러다니는 얼음도 많았다.
얼음 조각을 입에 물어 보니
민물도 아니고 완전한 소금물도 아닌 듯 하였다.
섬의 모래톱은 순수한 모래가 아니라
조개껍질이 부서져 생긴 잔해 같았다.
천수만에 떠 있는 구조물
이글루 같은 텐트가 서 있고
주변엔 햇빛을 막는 장치가 서 있는 듯 보인다.
근접해 또다른 시설물
돔형태로 만들어져 있는 모습으로
무슨 용도인지 궁금했다.
섬 뒤편까지 가 보련다.
섬의 남쪽은 바람이 없는데다
햇볕이 들어 포근하였다.
자연적인 바위 침식에 의해
동굴 같은 형상이 만들어져 있기도...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쌓여 올려진 탑에서 정성을 느꼈고
안면암의 번쩍거리는 탑들 보다
어쩌면 훨씬 정겹고 가치가 있게 느껴졌다.
다시 텐트로 돌아가는 길
멀리서 보니 프랑스 몽셀미셀을 떠 올렸다.
그동안 물이 밀물이 제법 들어와서
뻘이었던 곳이 물로 변해있다.
저 곳이 무량수전이라고....
아담한 장독대도 있었는데..
바람이 심한지 뚜껑을 무거운 돌로 눌러 놓았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정통 절의 모습이 아닌 듯
얍삭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주지 스님이 탑을 무척 좋아하시나?
불심 보다는 외형을 중시한 느낌을 받았고
어딘지 허접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아마도 나중에 멋진 탑을 세우고 싶은 것이다.
전통적으로 탑은 석제나 목제로 제작하는 것인데..
철로 만들어서 그런 느낌을 주는지도...
저기 텐트에 가서
따끈하게 코코아를 타 마셔야겠다.
더 많은 탑 발견
종이로 접은 것 처럼 가벼워 보이고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 같았고
실제로 와이어로 묶어 고정시킨 상태였다.
라한전
뒷 편의 금빛탑이 눈에 확 띤다.
비로전 앞에도 탑
비로전
금빛 탑도 철제로 만들어져 있는 듯 했고
기둥은 철제 파이프 였으며
역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여서
수많은 와이어로 붙들어 매었다.
앞쪽에 탑이 더 있었고
우측 언덕을 오르는 길 양쪽에는
석제 조형들이 놓여 있었다.
눈 밭의 노란 빛깔의 나무는
황금회화나무 인듯
저 돌탑의 문양을 보면
외국에 있던 탑을 이동해 온 듯하다.
어디서 왔는지 백구가 다가왔다.
먹을 게 없어 암것도 주지 못해 미안해..ㅜㅜ
내려가야 할 시간
감기를 걸린것 처럼
돌부처님이 콧물을 흘리면서 맷돌을 돌린다.
돌부처가 감기에 걸리다니
춥긴 추운 날씨이다..ㅋ
그렇지만 맷돌이 도는 형상 덕분에
세월이 흐르는 것인지도..
돌부처들과 헤어진다.
커다란 석불과 만났다.
그 앞에는 12간지에 등장하는 동물 형상
최근에 제작된 듯....
잘 자고 구경을 했으니 시주를 해야지...ㅎ
립스틱을 짙게 바른
이색적인 부처상이다.
백구 녀석이 먼저 도착해 있다.
그대로 철수하는 중에 대나무 밭에 서서
설경을 찍었다.
그리고 입구 국도에 다달아
웅장한 송림을 바라 보았다.
안면도의 소나무 숲이 참 좋다는 생각...
잠시 몽산포오토캠핑장에 도착해
볼 일을 보고서...
주변을 둘러 본다...
의외로 사람이 적다.
송림사이에 내린 눈밭에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마음이 여유로울 것 같다.
저 집은 차도 텐트도 하얗네~~
어젯밤 야영을 하고
철수하는 여성 캠퍼들이 돋보인다.
부모와 같이 캠핑 온
젊은이가 유난히 의젓해 보이고...
모래사장 위에 쌓인 흰 눈의 바닷가
그 눈밭을 다니는 이린이와 부모의 모습도 고와 보였다.
형제까리인지 친구가족과 함께인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고
가녀린 여성들이 함께했던
그 겨울의 몽산포 캠핑은 두고두고 회자되리라~
그런 몽산포해수욕장은
내가 2, 3, 4, 5회째 캠핑을 했던 곳이다.
그 추억들을 생각하며
2013년 첫 캠핑,
아니 184회째 야영을 한 안면암에서
몽산포를 찾은 것은
안면암의 화장실이 잠겨져 있는 것도 이유가 있지만
자주 왔던 캠핑장의 근황을 알고 싶어 일거다.
그런 추억을
주섬주섬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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