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과 농사

[ 당진 ] 귀촌후 맞는 봄 뜨락

재넘어아재 2018. 4. 6. 10:49



[ 죽향골 ] 그해의 봄 뜨락

< 2018년 3월 >


- 2018. 3. 19. 월요일 -


복지관의 문인화반에 빈자리가 없어 한동안 대기자로 있있다.

그러던 중 운좋게 한 사람의 결원이 생겨 이제사 첫 걸음마를 시작했다.


신입생인 내가 선생님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 수강생에게 체본을 그려주는 모습을 본다.


서예 시간에는 수강생 옆에 벼루가 놓이는데 비해

문인화 시간에는 벼루 없이 담요가 깔리고 물통과 접시가 놓인다.



이것은 국화를 그리는 모습인데

수강생에 따라 사군자의 대상이 다르더라는....



옆에 계신분은 대나무 잎을 그리는 것 같다.

사진에는 없지만 나는 국화 꽃잎 그리기를 겨우 시작하였다.



- 2018. 3. 20. 화요일 -


죽향골 주위의 칡넝쿨 등 잡초를 쉽게 제거 하려면

엽소 한 쌍을 기르라는 조언을 받았고....


그럴려면 염소사육에 대한 지식이 필요할 듯하였다.

마침 염소사육에 대한 교육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참여하게 되었다.




교육의 첫페이지는 먼저 우리나라 축산업 현황부터 들었다.

최근 농축산업 총생산액이 50조 원이었으며

그중 축산업 분야의 생산이 38.6%를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2000년에는 축산업의 비중이 25%정도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38.5%로 증가하는 추세란다.


단위 농업생산액 1위가 당연히 쌀일 줄 알았으나

돼지가 당당히 그 지위를 차지하는 등 상위 10위 내에 축산이

5개를 차지한다는 통계였다.


국민소득 증대와 더불어 쌀의 소비가 줄어든 반면

육류의 소비가 꾸준히 늘어난 현상이라는,...



하여튼, 세계의 축산시장 환경에 적응하려면

우리나라 축산업을 보다 꾸밈세 있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


특히나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등의 발병은

국민의 먹거리의 오염시키고 축산농가의 피해를 줄 뿐만아니라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데..

앞으로는 모든 축산업을 허가제 내지 등록제로 전환하는 것이며,


이를 통하여 축산 전염병을 통제하고

나아가 축산으로 인한 환경오염까지 막겠다는 것이다.



염소 한 쌍을 죽향골에 기르려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겨?

발꿉이 두 쪽으로 갈라진 염소역시 구제역 대상이어서 그런 것일까?


염소를 키워서 다른 사람에게 팔아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게 아니므로 나는 축산업이 아니잖아?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 2018. 3. 22. 목요일 -


갑자기 때 아니게 눈이 제법 내렸다.

평소 눈이 내리는 것에 별 걱정을 하지 않았으나


농사를 짓다 보니 아무래도 걱정이 앞선다.

며칠전 심은 화초들이 괜찮을까?


뭐 크게 대수롭지 않다고 내심 여겨서 겠지만...

오랜만에 보는 설경이 싹 괜찮아 보인다.




임시로 옮겨둔 상사화가

차가운 눈을 맞아서일까 추워서 더 파래진 것 같네...



저 앞 예산 땅 가야산과 덕숭산 고지,

제법 눈이 쌓였을 듯이 보인다.



저 큰 산 보다는 저지대에 속하는 죽향골,

잠시 내리던 비가 새벽녘에 눈으로 바뀌어 내린듯하다.

그래서 흙이 빤히 드러나 보이겠지~.


상사화, 수선화, 곰보배추, 참나물, 마늘

정구지, 머위, 엉겅퀴, 구절초..새싹들 자칫 얼지 않을까. ㅠ



다행인 것은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을 것 같다.

하늘은 구름없이 맑기만 하다.


하늘 상층엔 네 갈래의 제트기 배기 흔적

어디로 가는 여객기일까 나도 함께 여행 떠나고 싶네...





오후엔 기온이 급상승하여 내린 눈은 다 녹았다.



대나무 밭, 연두색 상사화 새싹들이 환한 수족관처럼 빛을 낸다.



- 2018. 3. 23. 금요일 -


새로 부임한 신임이사 2명과 인사를 나눴다.

그렇지만 내 후임은 6.13. 선거 이후에나 공모가 이루어지고

그후 결정될 것 같은 분위기다.


회사 가는 길의 고층 아파트는

완성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많이 높아 졌다.



- 2018. 3. 24. 토요일 -


요즘 죽향골엔 산새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닫으면 잘 들리지 않는 새소리...


아침에 일어나 거실문을 열다 카메라를 찾았다.

새들 지저귀는 소리도... 오가는 새들의 모습도... 다양하였다.



새 들에게 지금은 사랑의 계절인 게다.

멧새하며 딱따구리. 비둘기와 직박구리, 물까치,



그리고 박새와 이름모를 큰새까지....



특히나 딱따구리가 이처럼 가까이 오기는 처음이다.

산새들 움직임이 오늘은 특히 분주하듯

머지않아 종달새와 딱새도 찾아올 듯하다.



나 역시 분주한 날이다.

주문한 묘목이 도착하였으니 서둘러 심어야 한다.

우선 커다란 삼색버들(셀릭스) 두 포기를 먼저 심고...



수선화도 포기 나눔하여 심었다.



- 2018. 3. 25. 일요일 -


솔뫼에 다녀온 뒤 요즘 울타리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홍가시(레드로빈) 묘목 30주 마저 시험식제하였다.


에전에 이땅을 경작하던 이가 감춰둔 흔적이 또 발견되어

내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멀칭용비닐과 그물망이 땅 속에 묻혀 방치되고 있었던 것

저런 것들까지 치우야 하는 나의 노동후 댓가는 시레기국이었는데...

국이 끓을 때 냉이를 투척해 본다.



동편 옆집에서 시끌 벅적한 가족들 소리가 난다.

그쪽을 향해보니 비닐하우스 안으로 사람들이 연신 들락거닌다.


하여 무슨 일인가 궁금한 나머지 염탐을 갔다.

인부 몇에다 손주들까지 가족이 총 동원되어 꽈리고추를 심더라는....


우린 김장용 고추를 심을 거니깐

한참 더 있어도 되지요?하고 물었더니


그렇지만 어떤 곳은 지금 심는 곳도 있더라는 귀뜸이다.

암튼, 4월 중순경 심을수 있게 준비를 해야겠다 .



- 2018. 3. 26. 월요일 -


하루가 다르게 야생초 새싹들이 자란다.

원추리며 머위, 쑥이며 물곳이 벌써 저처럼 나왔다.



뒷산에 올라 집을 내려다 본다.

태양광업체에선 저 지붕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하라는 조언이고


주택업체에선 고심하며 설계하고 시공한 예쁜집에

어찌 태양광을 올려 스타일을 구기려 하냐며 극구 난색을 표했다.



죽향골에는 이상하리만큼 지칭게가 많다.

성가신 잡초로 여겼으나 방송에선 항암제 성분이 많대나 뭐래나...

하여간 재 조명되고 있는 풀 이랬다.



언덕에서 내려와 비닐하우스로 들어 갔다.

하얀 토종민들레가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흔한 노란민들레는

다 뽑아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어찌된 것일까?



- 2018. 3. 27 화요일 -


아내는 어제 동네 아줌씨들과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났고,

캄보디아까지 다녀 온다고 했다.


푸근히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밥을 먹으려 보니 밥이 없다.

에이~ 그럼, 떡국이나 끓여 볼까? 움파도 넣고...



삐리릭 하고 문자가 왔다며 휴대폰이 소리를 냈다.

열어 보니 면천보건소란다.


내일 보건소로 건강검진 받으로 올 때 변을 가져와야 하는데...

아직 통을 안 받아 간 대상자는 와서 가져가랜다.


그래서 통 가지러 가는 길,

길가에 진달래가 피어나 있었다.



면사무소 앞에서 쪽파를 수확하는 아저씨

한 박스에 얼마나 받는지 물었더니 아직 가격을 모른단다.


사실은 우리 앞 집 큰 아들이

나더러 쪽파가 많은데 가져가실네요?하고 물었을 때


쪽파요리를 어찌해야 하는줄 몰라 못가져 간다고 사양했었기에

그후 이유없이 미안했고 가격이 궁금하기도 하였다.



일을 마치고 보건소를 나서자

면천중학교 옆으로 새로난 사잇길이 보였다.


새로운 그 길로 접어 들었다가 중간에 되돌아 오는 길에...

탁구반 회원차를 만났고 다시 날망까지 동행했었다.



그날 오후 동편집 아주머니와 옆동네를 찾았다.

그저께 남가좌동 비닐 하우스집에서 만났던 그 영감님댁이다.


화단에 심을 수양매와 수양도화 나무가 있는지 보러 갔었다.

그집 나무들 사이에 핀 현호색,


쓸만한 나무가 있기는 한데 나무가 큰 관계로

우선 작은 묘목 몇뿌리만 차에 싣고 가을에 재방문 하기로 했다.



- 2018. 3. 28. 수요일 -


요즘은 일어나기만 하면

새로심은 나무며 화초에 물부터 주는 버릇이 생겼다.



우리일을 하던 포크레인이 다른 곳으로 일을 갔다.

덕분에 나는 비닐하우스 안을 비롯해 여기저기를 정리하였다.

냉이 라면이라고 들어는 보셨나? 오늘 점심



- 2018. 3. 29. 목요일 -


오늘은 건강 검진하는 날,

번호표를 뽑고서 순번을 기다리다 여러가지 검진을 받았으며


마지막으로 이동 검진차(버스)에 올라

엑스레이와 내시경 검사름 받았다.




오늘도 포크레인 작업을 하는 박사장과 뷔페식이다.




그날 밤, 성목요일 행사차 솔뫼를 다녀오며

암의 극복에 대한 홍보 글을 보았다.




- 2018. 3. 30. 금요일 -


육종연구회 부회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어제 왔었다.

이번주 토요일 모임연락을 하였으나


날씨가 의외로 따뜻해진 나머지

시험 포장의 율골매의 개화가 하루 빨라지겠다는 소식이고,


그래서 주말에 수분작업을 위한

제웅작업을 시급히 하여야 할 형편인데 인력이 부족하단다.


나에게 하루 당겨 와 달라고 부탁해서리 쾌히 그러기로 했었다.

하여 오늘은 일찍 준비하고 상주로 출발하련다.


어차피 예약된 표고목을 가지러 상촌에도 들러올 예정이므로

표고목 판매자에게 하루 일찍 방문하겠노라 알렸다.


그래도 우리마늘들이 잘 잤는지는 살펴봐야징....

그때 아침해가 붉게 떠 오른다.



매일 보는 마늘이지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을 느낀다.



상주에 도착한 몇명의 육종연구회 회원들...

작년 가을에 헤어진 다음 처음으로 만나 더 반가웠다.


선생님을 포함한 네 명이서 제웅작업을 했다.

매화꽃의 작은 꽃봉우리를 핀센트로 풀어헤친 다음 암수술만 남기고


숫수술을 제거하는 것이 제웅인데...

사람으로 치면 환관처럼 씨앗을 아예 없애는 것이다.


꽃이 너무 작은 나머지 특별한 확대경을 이마에 쓰고서

뚫어지게 작업을 하느라 눈이 피로했다.




흡사 예전의 시계포에서

눈에 확대경을 끼고서 시계를 분해하는 듯이

열중한 모습이지 아니한가.



오후가 되어서야 제웅작업을 마칠수 있었고

시험포장을 떠나 표고목이 있는 상촌을 방문할수 있었으며


무거운 표고목을 차에 실었고

그 마을에 있다는 빈집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문인화반의 자색돼지감자를 나눠주신 분으로부터

고향에 가걸랑 귀촌할만한 집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죽향골로 부랴부랴 차를 몰았지만 아직 40여 키로나 남았다.

차가 무거워 힘들어하는 가운데 해가 저물고 있다.


죽향골에서 혼자 포크레인 작업을 하고 있는 박사장에게

오늘 늦게 도착하겠다며 미안해 하였다.


게다가 오늘 면천탁구반 레슨이 끝난 뒤

있을 회식에도.. 부득히 참석치 못하겠다며 통지하였다.




- 2018. 3. 31. 토요일 -


오랜만의 장거리 운전하며 정밀한 제웅작업,

게다가 무거운 표고목 몇개를 들었다고 온몸이 천근만근...


그래서인지 늦잠을 잤고,

동방중기 박사장의 포크레인 작업 소리에

겨우 깨어나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그날 점심은 면천성한식뷔페,

다양한 음식에 맛 좋고 가격은 5천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벽에 붙은 시까지 읽을 수 있다는....




내 허리가 아프다. 아이고....

사실 상주 다녀오며 무거운 저것들일 차에 싣느라...


그리고 그 다음날 하차시키느라 없는 힘을 갑자기 썼었다.

저것들을 대나무 숲으로 다시 옮겨야 할텐데....ㅜㅜ



그렇게 죽향골의 3월이 지났다.

오늘도 그 뜨락엔 봄 바람이 스치운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