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

[ 은봉산 ] 수당리 임도에 있었던 일

재넘어아재 2018. 3. 13. 07:55




[ 당진 ] 은봉산 안국사지 임도 이야기

< 2018. 2. >


며칠전 아내로부터의 전화,

설 때 고향에 가지고 갈 짐이 많으니 나를 데려가시우~


오시는 김에 김치냉장고의 김치통 하나 꺼내고...

토굴에서 무우와 쌀 담긴 패트병 몇개씩도 가져다 주시구려~


- 2018. 2. 9. 금요일 -


식량이 떨어져 간다는 바람에 나는 보급물자를 싣고 귀경했었다.

그리고, 아내를 태운 뒤 다시 당진으로 내려 오는 길.


죽향골 부근에는 저런 소나무가 심겨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다.

소나무를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옮겨 심을 경우


본디 살던 곳과 기후가 맞지 아니하여

고사할 가능성이 높단다.


그래서 이식성공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에 옮겨질 기후에 적응시켜는 과정을 거쳐는데...

저 것이 그런 소나무란다.




당진 영덕간고속도로 면천IC를 빠져 나오면서

갑자기 엊그제 다녀 온 은봉산 안국사지가 생각이 났고,

그리로 핸들을 틀었다.



내심 어젯밤 눈이 내렸기에 안국사 설경이 괜찮을 듯 싶었고

못 보았던 안국저수지까지 보고 싶었나 보다.




안국사지를 지나자 낚시터 안내 표시가 보였고

눈덮인 언덕길을 거쳐 연못(안국지)까지 올랐다.


눈으로 하얗게 펼쳐진 안국지는

입구의 원당지 보다 더 작았지만 주변에 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평소 낚싯꾼들이 많이 찾는지 주차장은 제법 넓다.

아내는 내리자마자 여기와서 캠핑해도 좋겠네 하는 일성이다.^^



제방길은 건너편 다른 도로가 이어지는 것 같다.

어디로 가는 길일까.




흰눈 위에 그려진 근사한 나무그림자를 보며

우린 잠시후 다시 안국사지로 내려 간다.



며칠전 안국사지를 방문한 뒤

기록을 남기려고 검색을 하는 중에 발견한 장독들이다.

그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곳...



장독에 눈이 쌓였을 때 왔으면

더욱 장관 이었을 것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뒷편엔 눈이 조금 남아 있고....



구절초로 유명한 세종시 영평사의 장독이나

논산 명재 윤증의 고택에 있는 장독들을 떠올리게 한다.


장독들이 모두 사용되는 것은 아닌 듯....

아내는 옆에서 우리도 장을 담가야 하는데...라며 중얼거린다.



장독이 있는 이곳이 개인 집인지

안국사지에 딸린 집인지 알지 못하겠으나 뒷편으로 향했다.



그 뒷편은 지난번 땡이와 올랐던 곳,

옆에서 아내는 서율이 재율이도 데리고 와야겠단다.




예전에 교과서에서 본 곳이 맞는 것 같지?하고

아내에게 묻자 그는 그런 것 같단다.



저 석탑사진이 그런 것 같다는....



교과서에 나올정도로 소중한 문화재를 직접 보면

누구나 마음은 전율하지 싶다.



그리고 커다란 보개가 올려진 본존불을 보면

부처님 머리가 무겁겠다는 생각이 얼핏 들지 싶다.



눈이 와서예 절터의 기초 모습이 더 드러나 보인다.



파노라마를 찍을 때

앞쪽으로 보이는 커다란 바위(배바위)에 가까이 다가선다.




오랜 풍화작용으로 흐릿하여 알아보긴 어렵지만,

각가지 글씨가 보인다.

한자와 영어 알파벳까지 보인다는....



그리고 불상의 발쪽을 내려다 보았다.

거대한 바위에서 불상부위만 둔채 나머지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조각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바위의 많은 부분을 장과 망치로 일일이 쪼아내는

장인들의 땀과 정성이 느껴진다.




옆쪽 절집에 인기척이 있어 발걸음을 옮겼다.

당진시내에서 봉사왔다는 보살님들, 합심하여 두부를 만든단다.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묻자 괜찮단다.

다만, 잘못만든 두부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도록

인물만 찍으랍신다. ㅎ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요 하면서

보였던 저 기계는 멧돌대신 사용하는 신형 분쇄기 같다.



주변의 사찰 시설 중에 찾아 찾아 볼 것이 없는지 물었더니

윗쪽길로 더 오르면 커다란 산신각이 볼만하단다.


얼마나 가면 되는지 다시 물었을때...

그녀는 걷기엔 다소 멀다며 차를 이용하길 권했다.



그때 보인 얼큰한 콩나물국이 맛있어 보이더라는....

절집에서도 고춧가루를 쓰던가? 아리숭~ ㅋ



헌데...도중에 오르막 눈길을 만났고

저 지점에서 슬슬 미끄러지더니 겉바퀴를 돌다 결국

뒷바퀴가 우측도랑에 빠지고 말았다.




으이구 참나....결국 보험사에 연락해 구난을 기다리면서

주변의 모래를 가져다 살포하기 시작했다.




길 윗쪽엔 눈이 더 많이 쌓여있었다.



아내에게 들려오는 잔소리를 꾹 참아가며

구난차가 작업하기 쉽게 길에 모래를 살포해야만 했다.



기다리던 끝에 구난차가 도착했다.

그렇지만 그 기사는 경사길이어서 구난차마저 빠질수 있기에

작업을 할 수 없다며 되돌아 갔다. 헐~ ㅠ



결국 보험사와 구난차 회사에서는

눈이 녹은 뒤에야 차를 빼낼 수 있다며 통보해왔다.


잔소리를 쏟아내던 아내는

자동차가 반대편 내리막 쪽으로 미끌어지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한다.


내일은 기온이 높아진다는 예보에 위안을 삼으며,

우린 콜택시를 이용해 죽향골로 돌아왔다.



- 2018. 2. 10. 토요일 -


예보대로 맑은 날씨에 아침부터 영상이다.

오후에 접어들어서는 눈이 다 녹을 것처럼 기온이 오르고...


하여 택시를 불러 현장으로 갔으며,

예상대로 눈이 말끔히 녹아 구난하는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만일 눈이 더내렸다면

설명절 귀성은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제의 약속대로 담당자에게 전화를 할 수 있었다.

지금 근처에서 다른 차를 구난 중에 있으며...


한시간 후쯤이면 도착시킬 수 있다면서 기다려 달랍신다.

하여 이렇게 수염풀도 보면서



저 고갯길을 더 걸어 올라간다.




날망길에서 봉화산 솔바람길이란 곳을 보며



가까운 은봉산을 오르기로 했다.



이산의 바위 모양을 보니

안국사지 입구에서 보았듯이 납짝하게 생겼다.


얼마전 보았던 나무 심은 곳들은 바위를 채취했던 흔적이라는

택시기사의 말을 증명하는 것 같다.



계단을 오른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정자




안국관찰대라 써있다.



운봉산 정상인 줄알았더니 중턱이랜다.



은봉산 정상까지 다녀오기엔 시간상 곤란할 듯,,,




여기서 만족하고 되돌아 가야할 듯하다.



천장화라 불러야 하나 목단, 국화, 매화는 알겠다.

그런데 붉은 색은 무슨꽃여? 작약인가...



그렇게 안국관찰대에서 차량 쪽으로 내려간다.



은봉산 능선이 너머 저 아래 평원 쪽은 대호지면,

그 북쪽 끝으로 계속가면 왜목항이 나올거다.



그렇게 하산하여 차량에 도착하렸고,

잠시후 구난차 기사로부터 전화가 왔으며 이내 도착하였다.



기사는 나에게 돌을 주워다 하다마(고임돌)를 놓아 달랜다.

쳐들린 앞쪽과 뒷쪽 바퀴아래까지 돌을 두었다.



그리고 천천히 차량이 도로로 올려지자,

기사에게 연신 고맙다는...수고했다는 인사가 이어질 수밖에~

하여튼 차량에 피해 없이 온전하게 구난되어 다행이다.




하여튼 기다리는 마님이 있는 죽향골로 향하는 길,

원동지에 쌓였던 흰눈이 다 녹고

투명한 얼음 위 여기저기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이

어느새 봄이 살짜기 다가온 것이다.



그 길가엔 민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

얼지않는 인공 연못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한무리의 오리들이 하늘로 날아 오르지만..

아직 몇마리는 그데로 남아 있다.


저곳은 아마도 양어장이어서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기에

철새가 날아드는 듯하다.


추위 속에서도 물이 얼지 않도록 지하수를 공급하며,

송어나 새우가 자라도록 먹이까지 줄 것이다.


그것들을 먹이삼아 철새들은 진을 치는가 하면

주인은 새들을 쫓아내려 덫까지 놓았는데도


오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찾아오지 싶다.

그들 중 생포되는 광경을 지난번 지날 때 목격한 적이 있다.



사람이던 철새이던 그들의 삶을 위해

끊임 없이 먹이를 구하고 쉴 터전을 찾아 다니는 것 같다.


때때로 그런 도중에 위험이 따르는데...

특히나 위험에 노출돼 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그런경향이다.


나는 이번 안국사지 여행을 하면서 장시 자만하고

눈길을 방심하였던 나머지 아내 말대로 위험을 자초하였었다.


앞으론 운전할 때 더 조심해야겠고 다짐하며.

아울러 구난서비스 기사님께 감사말씀을 드린다.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