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산책

[ 관악산 ] 비오는 날의 장수천

재넘어아재 2015. 9. 7. 23:01



[ 금천-안양 ] 장수천 다녀오기

2015. 9. 2.  


 

 아내는 점심 약속으로 밖에 나가고 나 혼자다.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으나 가벼운 마음으로 산보를 떠나련다.


오랜만에 장수천 숲 속에 앉아

약수라면이나 끓여 먹고 커피 한 잔 해도 그만이다.


별장산으로 가는 길, 어느 집 창가,

망사에 넣은 저장 마늘과 그 아래 빨래가 뽀얗다.



또 다른 어느집 계단,

화분에 심겨진 과꽃 색깔이 너무 곱구나.



근접해 볼까.



또 다른 어떤 집 안에 감이 참 실해 보인다.



운동장 아래 엊그제 본 빌라 출입구



실례를 무릅쓰고 열린 현관에 들어 섰다.

밖을 보는 것은 안쪽을 보는 것보다 더 아늑했다.



암튼 풍선초가 그럴듯 하다는~^^



정오를 지난 시각이어서 그런지..

운동하는 사람들이 두명 뿐이다.




그중에 건강미가 넘치는 멋쟁이 아씨



연보라색 달개비



빛깔 조오코~

어릴 때 우주가 저런 색깔일 것 같았었다.



까마중이던가

어릴때 배고프면 따 먹던 열매지만...맛은 별로다.



운동장 윗쪽 꽃밭에 핀 꽃들....



개미취에 사뿐하게 앉는 나비



동양화 감상실, 많을 땐 다섯 팀이 있었는데

아직 성원이 안돼서 기다리는 어르신들...



참나무 숲을 가로질러 정상을 향해 걷는다.


 


잠시후 만나 약수터

수질 검사표에 따르면 식수로 부적합 판정이다.



오랜 가뭄으로 물이 찔금씩 나온다는...



그래도 잠시 쉬어가자...



중턱의 배드민턴장, 인기척이 없다.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때문일까?



회원제로 운영되기에

일반인은 사용키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지난다.



잠시후 능선에 접어 들었을때

바람이 불어 왔고 번개와 천둥이 기까이서 쳤다.


곧 소나기가 쏟아질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일까, 하산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그래도 나는 장수천에 가련다.



번개와 천둥이 계속이어지는 가운데...

후두둑 빗발울이 떨어진다.


몇사람의 등산객이 깔판을 우비 대용으로

몸을 감싼채 내려온다.



이 아짐은 은박 돗자리를 활용했네...

어찌나 바삐 걷는지 촛점이 맞질 않네..ㅜㅜ



모두가 하산할지라도 나는 장수천에 가련다.

소낙비야 내려라. 힘차게 내려라~.


유년기 시골에서 초등학교 다녀오던 중에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흠뻑 젖었던 추억에 빠지고 싶다.


책보에 씬 책까지 빗물에 젖어 팅팅불었던 추억...

그 때 처럼 그렇게 비를 맞고싶네...

그러길 기대하고 등산화 대신 아쿠아 신발을 신었다.


비가 오면 목말라 하는 바위의 풀이 반갑게 맞이하고

덕분에 시원하게 목을 축일 게다.



마른 흙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금세 흡수된다.



그래서 빗방울 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

그런 가운데 장수천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타났다.



참나무 잎을 보면 빗방울이 제법 떨어 진다는...



저기 침대 바위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이 비가 내릴 조짐이니 통과한다.



경인교대를 더욱 확장하는 듯하다.



더 아래에는 성남방향의 터널공사 현장.



솔방울이 떨어져 있네...

천둥에 놀라 떨어진 듯이 외관이 산뜻하다.



점차 비가 강해지는 가운데 장수천 약수터에 도착...



의외로 장수천 약수는 가득히 고여 있었다.

얼른 버너를 점화해 물을 끓이려 배낭을 열었으나

 

어느새 번개와 천둥 속에 퍼붓는 소나기,

금세 포기하고 배낭을 닫고 말았다.



아고...물이나 한모금 마시고 그냥 가야겠네...ㅜㅜ

산행으로 더워진 몸은 시원해졌다.


온 몸이 흠벅 젖었다.

소나기는 등산로를 개울삼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핸드폰이 비에 젖을까 염려되어

펼치지도 못했지만...지금은 비가 많이 약화되었다.



아까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소나기가 내릴 때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쉽다.



암튼 옷을 입은체 저수지에 들어갔다 온 것처럼

흠씬 젖은 몸을 이끌고 하산을 서두른다.



수도권에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

충청도 지역에도 비가 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텃밫에도 촉촉하게 말이다.



비가 거의 그치는 것 같지만...

아무래도 버스타고 가는 것이 나을 듯 했다.


빨리 귀가하고 싶은 생각에 석수역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 

그 마을의 텃밭의 배추와 무우가 잘도 자란다.



버스를 타고 우리동네 앞에 내렸다.

에이...배고픈데 식사나 하고 가련다.


약간 추운가운데 따끈한 것을 먹고 싶어

황태 구이에 국이 나오는지 물었더니 콩나물국이 나온단다.



잠시후 나온 황태구이

따끈 한 것을 기대하고 콩나물국을 입에 넣는 순간...

실망을 금할수 없었다...ㅜㅜ



냉콩나물 국이었다는...

흐미 약올라...다음에는 얼큰 황태탕 시켜야지...


때때로 믿었던 예상이 빗나가기도 한다는

현실을 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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