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천 ] 관악산의 명물 호암산문을 찾아서
[ 금천 ] 호암산문을 찾아서
2015. 1. 11.
지난 1월1일 새벽, 첫 태양을 맞으러 호암산에 다녀왔고
그곳의 사진을 담아 블로그에 올렸었습니다.
어느 분이 그 글에 나온 호암산문을 보고
감개무량하다며 그 산문을 건립한 동기 등이
그곳에 기록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분의 말씀을 확인해 보고 싶고... 그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어
그곳으로 산책을 떠납니다.
우리집에서 호암산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먼저 별장산입구를 거쳐야합니다.
그 별장산 입구엔 참나무 숲이 있으며,
울퉁불퉁한 그 숲엔 운동장 트랙처럼 길이 나있는데....
언젠가 부터인지 주민들(특히 아짐들)이 나오셔서
걷기운동을 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암튼 그 길을 거쳐 조금더 오르면
요즘 수해방지 시설을 한다고 야단인 그 곳에
바람막이를 해 놓은 곳에 옹기종기 모이신 어르신들이
나란히 앉아 햇살을 받으며 담소하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부자들 동네에는 집을 지어놓고
난방까지 하는 곳이 흔하겠지만...그래도 그런 곳 보다
소박한 숲이 좋다며 행복해 하시는
우리마을 어른들...ㅎ
고스톱을 좋아하시는 어떤 어른들은
그곳 어디에 비닐로 임시천막을 쳐놓았다는 소문이..
하여간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지난 번에는 우유팩을 이용한 새 모이통 하나가 있던 곳,
지금은 많이 늘어났습니다.
아마 틈틈이 만들어 이곳에 매단 것 같습니다.
어린이의 정성이 가득한...새집과 헤어져
별장산을 오릅니다.
옆지기가 이곳을 지나며 가끔 아쉬워 하는 말이 있는데
왜 소나무를 저렇게 괄시하는지 모르겠답니다.
흔한 참나무에 둘러쌓여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소나무들이
왠지 측은하게 보인다는 겁니다.
소나무를 못살게 훼방하는 주변의 참나무를
구청에서 솎아 주면 좋겠다는 거지요.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렇게 하면 참나무 입장에선 억울하기에
구청 공무원들이 그냥 두는 것이 아니겠나며....
애써 달래듯 얘기하곤 했었지요. ㅎ
평소엔 안보이던 것을 발견 했습니다.
흐미~ 보십시오. 아까 본 우유팩 보다 진보한 모이통입니다.
쌀이 제법 들어 있습니다.
아마 우유팩을 만든 아이의 부모가 아닐까 짐작해요.
날씨는 쌀쌀하지만..가슴이 훈훈합니다.
근래 습도가 낮은데다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
산불을 조심해야 할듯합니다.
그런데 우리쪽으로 걸어 오시는 아저씨 한분...
배낭을 지고서 한쪽엔 집게를 잡았고
그리고 좌측 손엔 쓰레기 봉지를 들고 계셨습니다.
연신 쓰레기를 주으며 하산하시던 중이었어요.
제 가슴이 또한번 뭉클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어두운 갑질 사건들 때문에
보통 시민들은 침울하기만 했는데...
새 모이 통을 달아주거나... 남이 버린 쓰레기를
남 모르게 치우는 천사같은 분들이 우리 곁에 계셔서
우리 사회가 저 나무처럼 쓰러지지 않고 있는 거다.
그들이 굳건히 지탱하는 버팀목 역활을 하고 있어
이만큼 우뚝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내 자신이 많이 부끄럽기만 했습니다.
이런저런 반성 속에 숲 길을 걷습니다.
산복도로 넘어 관악산 둘레길로 접어 들었네요.
산복도로 윗 쪽에 난 생태도로...
둘레 길로 해피워킹 걷기도 했나 봅니다.
그 길에서 내려다 보이는 벽산아파트단지
계곡 물이 얼어 얼음폭포가 됐네요.
어라? 저기는 왜 철조망을 쳐 놓았지?
옆지기 왈 그곳은 낙석에 사람이 다칠수 있어서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구청에서 쳐 놓았을 거라는 말에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잣나무 숲에 접어 들고
다시 소나무가 보이는 오솔길로.....
도시가 확장되면서 외곽의 숲은 좁아듭니다.
예전에 조용하던 숲길은 차량소음으로 요란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습니까.
그런 장점 때문에 이곳을
20년이나 떠나지 못하고 있네요.
저 길의 교통량이 많이 늘어나
소음을 줄이려 아파트쪽으로 방음벽이 설치돼 있네요.
또다른 잣나무 숲에 도착했습니다.
뒤이어 호압사 입구 호암산산림욕장입니다.
체력증진 10계명 , 지키기 힘이 든다는....
오늘의 목표지점 코앞에 왔습니다.
찔레꽃 ...필 때면 고향생각에 마음 설랜다.
호암산문, 우측 기둥아래 검은 표석이 보입니다.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는 틈에 착칵....ㅎ
정말 그분의 말씀대로 담당부서 재직시 우수상을 받아
시상금으로 건립한 역사적인 건축물이었습니다.
하여 아낌없이 그 분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ㅉㅉㅉ
관악산에서 이어진 삼성산의 지맥으로
호랑이 형상을 닮았다 하여 호암산이라 한다네요.
우리가 도심에 살다가 이곳에 이사하면서
막내가 초등학교를 입학했지요.
그 때 산이 좋아 많이 올랐었습니다.
봄의 진달래며 철쭉 가을의 억새풀이 장관이었습니다.
호늘 호암산문이 한가해 보입니다.
이제 우리도 집으로 돌아 갈 차례
횡단보도를 건너 아파트단지를 지나야 합니다.
그 곳 바위 돌에 좋은 말이 새겨져 있읍니다.
머리가 나쁜 것인지 얼핏 이상한 것 같아
내용를 여러번 읽어 보았네요.
틀린 곳 아시는분? ㅎ
호암산 호압사?
걍 호암사라 하면 낫지 않았나?
석약사불이란 것이 있었나 봅니다.
다음에 가면 찾아 보기로 하고...
녹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구수한 냄새의 뻥튀기 차 옆을 지나면서
무우말랭이를 뻥튀기는 줄은
첨 알았습니다.
2단지 앞 길엔 붉은 산수유가 노을처럼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이상~,
오늘 산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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